[오버헤드킥] 숙소생활 3년…사감 같은 강수일

  • 입력 2009년 4월 29일 08시 03분


“쉿, 강수일 사감 떴다.”

26일 경남전에서 K리그 데뷔골을 터뜨린 강수일(22·인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지난 시즌 2군 리그 MVP에 뽑히며 주목을 받은 강수일은 선수단 숙소에서는 ‘사감’으로 통한다. 기숙사도 아닌 축구단 숙소에 웬 사감?

사연은 이렇다. 아직 클럽하우스가 없는 인천은 연수구 승기하수처리장 옆에 위치한 건물을 선수단 임시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데, 장소가 협소해 신인들만 묵을 수 있다. 2년차가 되면 스스로 집을 구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강수일은 예외. 경기도 동두천시에 월세방을 얻어 허리가 아픈 어머니를 홀로 모시는 딱한 사정을 고려해 구단이 예외를 허용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숙소생활이 벌써 3년째. 숙소 구석구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디에 뭐가 있는지 훤히 알고 있어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감초’같은 존재로 자리 잡았다. 강수일의 측근은 “후배들이 힘들어할 때면 다독여주고 때로는 꾸짖기도 하는 등 사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인천 관계자 역시 “숙소 내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선수단을 챙기는 강수일이 있어 든든하다”고 귀띔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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