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경기였다. 29일 잠실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시즌 2차전. 두 팀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라이벌답게 올 시즌 최장인 4시간 35분간 혈투를 벌였지만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SK가 달아나면 두산이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전날 2-15로 대패했던 SK는 3회 1사 1루에서 박경완과 정근우가 잇달아 2루타를 터뜨리며 2-0으로 앞서나갔다. 반격에 나선 두산은 4회 3점을 뽑아내며 역전. 하지만 SK는 5회 1사 1루에서 3루타로 타점을 올린 정근우가 폭투로 홈까지 밟아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두산은 4-4로 맞선 9회 다시 2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9회말 상대 실책과 대타 유재웅의 적시타로 6-6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는 선발 투수 조정훈의 호투를 앞세워 KIA를 7-2로 꺾고 원정 5연패를 마감했다. 시즌 첫 4연승을 노렸던 KIA는 믿었던 에이스 서재응이 2와 3분의 1이닝 동안 8안타 6실점하며 무너졌다. 반면 조정훈은 삼진을 8개나 솎아내며 8이닝을 5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고 3승(2패)째를 거뒀다. 최고 시속 147km의 직구를 앞세워 4사구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제구가 빼어났고 대부분 아웃 카운트를 땅볼로 잡아낼 만큼 구위가 좋았다. 2, 4회를 빼곤 모두 삼자범퇴로 KIA 타선을 돌려세웠다.
조정훈은 “초반에 타선이 터져줘 부담이 없었다. 올해 스피드가 4∼5km 정도 늘어 자신감이 생겼다. 두 자리 승수를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 카림 가르시아는 시즌 5호 1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득점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히어로즈는 황재균의 시즌 5호 2점 홈런에 힘입어 삼성을 3-2로 눌렀다. 히어로즈 선발 장원삼은 6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막고 2-0으로 앞선 7회 무사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다음 투수 신철인이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5번째 등판에서도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LG는 1회 박용택의 2점 홈런,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솔로 홈런이 잇달아 터진 덕분에 한화를 4-3으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시즌 7호 홈런을 기록한 페타지니는 최희섭(KIA) 최준석(두산)과 함께 공동 선두가 됐다. LG 선발 심수창은 7과 3분의 1이닝을 6안타 2실점으로 막고 2승(2패)째를 올렸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