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은 왜 ‘시즌중 추진’을 선택했을까

  • 입력 2009년 5월 5일 09시 05분


“하필이면 왜 시즌 중이냐?”

프로야구선수협회가 선수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열자 찬반양론을 떠나 ‘하필이면 왜 시즌 중이냐’는 의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등 선수노조 설립 반대파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선 감독이나 코칭스태프 등 선배들조차 대부분 “취지는 차치하고 한창 프로야구 열기가 달아오르는 시즌 중에 왜 이런 문제를 들고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으로 한국프로야구가 모처럼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고, 그래서 지금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할 시기라는 것이다. 한동안 프로야구가 암흑기에 빠지면서 위기상황도 있었고, 자칫 시즌 중에 불필요한 충돌로 이전투구를 할 경우 야구가 팬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선수들 중에서도 이같은 걱정을 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대해 2000년 선수협 결성 과정에 깊숙하게 관여했던 모 인사는 색다른 해석을 내렸다. 이미 은퇴한 그는 “지금은 선수협 내부사정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지금이 아니면 노조설립이 어렵다고 판단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을 결집시키기가 어렵다. 선수들이 마무리훈련도 하고, 연봉협상도 하고, 휴가도 떠나는 시기다. 노조문제가 연봉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1월이면 다들 스프링캠프를 떠나 흐지부지되기 쉽다”고 말했다.

결국 11월이나 12월에는 선수노조 결성을 위해 효과적으로 움직이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지금 얘기가 나와야 시즌 말미나 시즌 직후에 결론이 나올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비시즌에는 프로야구가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가 쉽지 않고, 그래서 선수협의 목소리도 힘을 얻기 힘들다는 해석을 내렸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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