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 ‘준비된 이변’ K리그는 즐거워

  • 입력 2009년 5월 8일 02시 56분


■ 정규리그 두달 중간점검

“이변이라고 하기엔 현재 상위권 팀들의 전력이 워낙 좋습니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사석에서 “올해 프로축구 순위표에 드러난 이변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그래도 우승 후보로 꼽혔던 강팀들은 언제든 치고 올라갈 저력이 있다”며 “리그 중반까지는 지켜봐야 판세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이변이 아니라고 했지만 올해 프로축구는 ‘이유 있는 이변’이 키워드다. 3월 7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두 달가량 지난 정규리그 순위는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과 거리가 있다.

이변의 중심에는 전북과 광주가 있다. 전북은 시즌 전 가장 알찬 전력 보강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은 팀. 그래도 무패 행진(5승 2무)으로 선두를 질주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전북의 자랑은 18골(전남이 14골로 2위)을 넣은 가공할 공격력. 이동국, 에닝요, 최태욱의 삼각편대는 각각 득점(6), 도움(5), 공격 포인트(7) 선두에 오르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최강희 감독의 ‘믿음의 축구’까지 곁들인 전북은 이제 다크호스에서 우승 후보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전북이 예상된 이변이라면 광주는 의외의 돌풍이다. 5승 1무 1패로 전북에 승점 1점 차 2위를 달리는 광주는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알차다. 이강조 감독의 ‘자율축구’가 돌아온 ‘한국판 마라도나’ 최성국과 김명중 등의 활약과 맞아떨어지고 있다. 이 감독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동기 부여를 한 것이 선수들의 의욕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며 승리 비결을 밝혔다.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인천도 올 시즌 15개 팀 가운데 최소 실점(3점)을 기록하며 4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지난해 챔피언 수원의 계속된 부진은 시즌 초 최대 이변이다. 수원은 8경기를 치른 현재 1승(3무 4패)에 그쳤다. 지난해 이맘때 성적은 7승 1무. 이정수, 마토 등이 빠져나간 수비 라인에 주전들의 줄부상까지 겹쳐 매 경기 허덕이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유일한 무승팀 경남(5무 3패) 역시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올 날만 기다리고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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