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역도연맹이 2012런던올림픽 여자최중량급(+75kg급) 금·은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금메달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장미란(26·고양시청)의 몫. ‘제2의 장미란’을 꿈꾸는 이희솔(20·한체대·사진)은 은메달을 노린다. 이희솔은 여자대표팀 김기웅(48) 감독의 비밀병기. 우람한 체구부터 장미란을 연상시킨다. 이희솔의 신장은 신장 173cm로 장미란 보다 3cm가 더 크고, 체중은 117kg으로 같다. 운동을 늦게 시작(중3)한 것까지 장미란을 빼닮았다.
이희솔의 성장속도는 놀랍다. 2008년 12월 아시아여자주니어선수권에서 인상 105kg, 용상 136kg을 들어올린 뒤, 3월 춘계여자역도대회에서는 인상(110kg)과 용상(144kg) 모두 기록을 늘렸다. 김기웅 감독은 “최근에는 116kg(인상)에, 150kg(용상)까지 든다”고 했다.
이희솔의 기록은 장미란이 20세에 세운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2003년, 장미란의 첫 출전대회는 6월에 열린 전국여자역도선수권. 이 대회에서 장미란은 인상110kg, 용상 145kg을 들어올렸다. 이희솔의 3월 기록과 비슷한 수준.
김기웅 감독은 “최근 5개월간 20kg가량 기록이 향상됐다”면서 “타고난 순발력을 가지고 있어 상체근력만 더 보완하면 130kg(인상)에, 170kg(용상)도 충분히 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올림픽 메달은 보장된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올하 코로브카(우크라이나)의 기록이 인상124kg·용상153kg에 불과했기 때문. 이희솔은 “(장)미란 언니와 나란히 올림픽 시상대에 서고 싶다”고 했다.
대한역도연맹 안효작 전무이사는 “역도는 훈련과정이 외롭기 때문에, 대성(大成)하려면 성격도 중요하다”면서 “(이)희솔이는 서글서글하고, 스트레스를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라서 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장미란이 신앙의 힘으로 고된 훈련을 이겨낸다면, 이희솔은 외향적인 성격으로 이를 극복한다. 여러 모로 닮은꼴인 두 선수의 유일한 차이.
장미란과 이희솔은 나란히 6월23일부터 경기도 포천에서 열리는 제81회전국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김기웅 감독은 “장미란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세운 자신의 세계기록(인상140kg·용상186kg·합계326kg)에 근접한 수준으로 들고, 이희솔은 본인기록경신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