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사직구장은 텅 비어 있었다. 개막전 만원 관중(2만8500명)을 시작으로 주중에도 항상 1만 명이 넘게 입장했던 그곳에는 5179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날씨가 좋지 않기도 했지만 20일 동안 꼴찌에 머물러 있는 성적이 더 큰 문제였다.
하지만 그날 롯데가 삼성을 꺾고 최하위에서 벗어나자 다음 날 사직구장의 관중은 1만3976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14일 야구장을 찾은 1만6772명의 관중은 롯데의 시즌 첫 3연승을 지켜봤다.
롯데가 만루홈런을 포함해 혼자서 6타점을 올린 김민성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을 8-6으로 꺾고 6위로 뛰어 올랐다. 2007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교체 선수로 24경기에 출전했던 김민성은 자신의 생애 첫 홈런을 짜릿한 만루포로 장식했다. 1-1로 맞선 4회 만루홈런을 때린 김민성은 5-6으로 뒤진 8회 1사 만루에서 삼성의 철벽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2타점 역전 2루타를 터뜨려 사직구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7회 솔로홈런을 친 삼성 양준혁은 자신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432개로 늘렸다.
KIA는 올 시즌 한 팀 최다인 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한화를 14-3으로 대파하고 올 시즌 처음으로 4위가 됐다. KIA 최희섭은 시즌 12호 솔로홈런을 터뜨려 이 부문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고 KIA 선발 양현종은 삼진을 10개나 솎아내며 5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막고 4승(1패)을 거뒀다. 평균자책 1위(1.85)를 지킨 양현종은 탈삼진 부문에서도 공동 4위(42개)로 뛰어 올랐다.
두산은 홈런 2개를 몰아친 김현수와 만루홈런을 터뜨린 김동주의 활약에 힘입어 히어로즈를 11-4로 꺾고 6연승을 질주했다. 히어로즈는 7연패. 3타수 3안타를 기록한 김현수는 타율을 0.432로 끌어올리며 타격 선두에 복귀했다. SK는 LG를 8-4로 누르고 5연승을 달렸다. SK 선발 송은범은 올 시즌 첫 완투승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주까지 8연승을 달렸던 LG는 4연패에 빠졌다. 이날 4개 구장에서는 올 시즌 하루 최다인 19개의 홈런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