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치 2조3600억 원 전세계 1억여 명 팬 보유
실력위주 경영-마케팅으로 富+명성 꿈의 구단 성장
‘영국을 넘어 세계로!’ ‘골대를 향해 공을 차는 게 아니라 관중의 마음을 향해 공을 차는 팀.’
16일 아스널과 0-0으로 비기고 27승 6무 4패(승점 87)로 남은 한 경기에 상관없이 3시즌 연속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단순한 축구팀이 아니다. ‘주식회사 맨유’로 불리는 글로벌 축구 기업이다. 맨유는 올 초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평가한 자산가치가 18억7000만 달러(약 2조3600억 원)로 세계 최고 구단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억 파운드(5700억 원)나 된다.
○ 축구 그 이상의 축구팀
맨유 경영의 핵심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돈벌이다. 7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투어를 하는 이유도 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한 것. 전 세계 1억 명의 팬을 확보했지만 미개척 시장인 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공략을 시작했다.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에 대해 ‘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이라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모든 경영의 초점이 돈벌이로 귀결된다. 맨유는 입장료(40%)와 TV 중계료(30%), 스폰서 및 상품 판매(30%)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올 시즌 경기당 홈 평균 관중은 7만5000명에 이른다.
○ 인기 비결은 인재 경영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선수 경영을 책임진다. 그 핵심은 실력 위주의 기용이다. 퍼거슨 감독은 매트 버스비 감독(1945∼1973년) 이후 한동안 ‘술주정뱅이팀’으로 불리던 맨유를 개혁해 세계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유소년팀을 만들어 ‘될성부른 유망주’를 키웠다.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게리 네빌 등은 퍼거슨 감독이 만들어낸 스타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등 다른 팀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선수도 끌어들였다. 해외 선수도 팀 전력에 도움이 된다면 큰돈을 주고 영입했다. 2005년 영입한 박지성은 맨유의 심장으로 성장했다.
○ 맨유에서 월드 스타 된 박지성
2005년 7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맨유로 이적한 박지성은 122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으며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했다. 유럽 한 팀에서 100경기 이상을 뛴 선수는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바이엘 레버쿠젠) 이후 두 번째다. 거스 히딩크 전 에인트호번 감독은 “박지성이 맨유에 가면 한국에 맨유 유니폼을 팔아먹는 도구밖에 안 된다”고 이적을 만류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2005∼2006시즌 2골 6도움, 2006∼2007 시즌 5골 2도움을 기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했다. 2007년 4월 부상을 당해 지난시즌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다시 리그와 FA컵,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 2도움으로 부활했다. 5년간 12골 12도움으로 ‘퍼거슨의 아이들’의 한 축을 담당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