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父情…데닐손의 진한 눈물

  • 입력 2009년 5월 21일 08시 30분


19일 J리그 가와사키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스리그 H조 예선 최종전에서 2-0 완승을 거둬 K리그 자존심을 지켜낸 포항. 종료 휘슬이 울리자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브라질 출신 공격수 데닐손(33·사진)이 자이로 피지컬 코치의 품에 안겨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승리의 기쁨이 너무 커서 운 것일까. 모두를 놀라게 했던 그의 눈물에는 잔잔한 감동을 줄 사연이 있었다. 포항 선수단의 일본 입성일(17일)에 태어나 이름도 채 짓지 못한 셋째 아기(딸)가 부산의 모 대학 병원에 입원해 있기 때문.

당초 6월 말 출산 예정이던 아기가 8개월 만에 세상에 나온 바람에 데닐손은 아내의 출산을 돕기는커녕, 아기 얼굴도 볼 수 없었다. 눈도 뜨지 못한 아기가 인큐베이터에 있다는 생각에 설움이 복받쳐 올랐다는 것이 동료들의 귀띔.

이날 골을 넣었다는 기쁨보다 당당한 아빠와 남편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사실이 데닐손에게는 보다 큰 의미가 있었다. 데닐손은 20일 귀국하자마자 곧장 가족이 있는 부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박창현 포항 코치는 “킥오프를 가장 기다린 것도 데닐손이었다. 그에게 ‘한일전’의 의미를 설명해줬더니 알아듣더라. 더욱이 아픈 자식을 가슴에 품고 뛰려니 ‘부정(父情)’이 끓어올랐을 것”이라고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화보]울산 16강 문턱에서 탈락… 뉴캐슬에 패배

[관련기사]AFC 챔스리그 조별리그가 남긴 숙제

[관련기사]‘인기짱’ 리웨이펑…팬 클럽 뜨나

[관련기사]김한윤 결승골…서울,극적인 역전승

[관련기사]각국 클럽들 엇갈린 희비… 준비된 일본만 ‘두 토끼’잡았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