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그를 KIA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 본 조 감독은 지난 시즌 볼이 나쁘거나, 컨디션이 영 좋지 않을 때에도 양현종을 한번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안 좋은 얘기가 나올 정도였지만 조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지난해 1군 경험이 큰 재산이 됐다고 21일 밝혔다. “패전도, 불펜도, 때론 마무리 역할까지 하면서 마운드에서 해볼 경험은 전부 다 해본 것 같다. 특히 1군 형들을 쫓아다니면서 게임을 계속 볼 수 있었던 게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내야 자원 보강을 원했던 조 감독은 지난 스토브리그 때 다른 팀과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양현종을 달라는 말에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렇다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아끼기만 한 것도 아니다. 지난 2월 괌 스프링캠프 때, 양현종이 컨디션이 좋지 않자 조 감독은 ‘조기 귀국’이라는 불호령을 내리기도 했다. 비록 비행기 표가 없어 다행(?)히 불발됐지만, 그 채찍은 올 시즌 성공의 또 다른 계기가 됐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과 다양한 변화구, 거기에 든든한 배짱까지 갖춰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양현종. 그 뒤에는 그의 잠재력을 믿고 힘을 실어준 조 감독이 있었던 셈이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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