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프로배구도 FA 도입하라”

  • 입력 2009년 5월 22일 08시 29분


석진욱 중심 ‘선수 모임’ 기자회견… 드래프트 개선·다년 계약제 등 촉구

남자프로배구에 FA(자유계약선수) 제도가 도입될 수 있을까.

‘배구 발전을 염원하는 선수들의 모임(가칭·임시대표 석진욱)’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FA 제도 도입 ▲드래프트제 개선 ▲다년 계약제 등을 배구계에 촉구했다. 모임에는 석진욱(삼성화재) 이경수(LIG손해보험) 등 17명 외에 전체 100여 명의 한국배구연맹(KOVO) 등록 선수 중 71명이 동참하고 있다. “노조나 선수협 구성을 위한 단체는 아니다”고 전제한 참석자들은 “국내 프로 스포츠 중 유일하게 FA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안건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배구인들 상당수가 선수측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여자부의 경우 2006-2007시즌부터 FA를 시행 중이다. 남자부의 경우, 실업 시절 몸값이 계약금을 합쳐 수억원대에 달했으나 프로 전환 이후 샐러리캡, 드래프트로 묶여 처우가 더 나빠진 게 사실이다. 1라운드 지명 선수로 뽑혀도 연봉은 8000만원-1억1000만원에 한정돼 있다.

복잡하게 얽힌 각 구단들의 이해관계가 수년 째 발목을 잡았다. 노장들이 많은 삼성화재가 적극 찬성하는 가운데 타 구단들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우수선수 유출을 우려한다. 한 배구인은 “선수들의 생각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지만 특정 팀에 전력 향상이 편중될까 우려스럽고, 자유경쟁과 드래프트 입단으로 처우가 각기 다른 선수들에게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는 것 역시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다행히 어느 정도 합의는 이뤘다. 이미 3년 전부터 FA 도입을 추진한 KOVO는 적극 찬성하는 입장. KOVO 관계자는 “12일 1차 실무위원회를 통해 큰 틀에서 합의됐다. 다만 보호선수 및 보상선수, FA 기간 등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를 다음달 2일 2차 실무위에서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KOVO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선수-구단-연맹 3자간의 의사소통 기구를 설립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화보]프로배구 ‘FA 촉구 기자회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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