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3시(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 돌체 라 울프 호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조지 킬리안 위원장이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U) 개최지로 광주를 발표하자 정의화 유치위원장(한나라당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 김대기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대표단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했다. 대표단 일행은 서로 얼싸안고 '광주'를 연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2015 하계U대회 유치의 영광을 광주시민에게 돌린다"며 "U대회 개최로 광주가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 도전 끝에 유치 성공
광주는 지난해 5월 2013년 U대회 개최에 도전했으나 러시아 카잔에 패배한 뒤 지난해 9월 2015년 U대회 개최 재도전을 선언했다. 광주시는 패인을 철저하게 분석한 뒤 유치신청서 작성과 대회 개최 계획을 세밀하게 짜고 대륙별 집행위원 공략법까지 준비했다. 정부와 체육계 네트워크를 총동원한 득표전이 주효해 개최지에 선정됐다. 광주는 이날 현지실사 평가결과, 53개 항목에서 410점 만점에 397점을 획득해 389점에 그친 캐나다 에드먼턴과 354점을 받은 대만 타이베이를 제쳤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김대기 차관을 통해 2015 하계U대회 개최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2015년 하계U 대회 유치 성공을 온 국민과 함께 기쁘게 생각한다. 그동안 땀 흘려 노력한 유치위원회와 광주시민에게 깊은 감사와 축하를 드린다"고 밝혔다. 정의화 유치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광주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시민의 유치 열정과 정부의 지원, 유치위원회의 치밀한 준비가 대회 유치의 성공요인"이라며 "광주가 처음 국제스포츠행사를 유치한 만큼 사상 최고의 대회가 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국제도시 도약 전기
2015년 하계 U대회는 8월 6일부터 17일까지 11일간 개최된다. 이 대회에는 FISU 가맹 170여 개 국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광주와 인근 시 군 지역에서 17개 종목에 걸쳐 기량을 겨룬다.
U대회는 참가 선수의 자격을 17세에서 28세 아마추어 대학 선수로 제한해 '상업성이 배제된 올림픽'으로 불린다. 프로 선수가 참가하지 않는 대회인 만큼 스포츠의 순수성과 지구촌 젊은이들의 우정, 화합을 다지는 축제로 가치를 빛내고 있다.
광주시는 U대회 개최를 통해 국제도시로서 광주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하계 U대회가 생산유발효과 8157억 원, 부가가치 유발 3975억 원, 1만5000명 이상의 취업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특별법 제정 등 국가적 지원을 통해 도시기반시설과 스포츠 인프라를 대거 확충해 향후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한 차원 높은 국제행사 유치도 노릴 수 있다. 2003년 U대회를 개최한 대구는 1740억 여 원의 사업 관광수익을 올렸고 별도로 수 천 억 원의 생산 및 소득 유발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준비 성공 개최
2015년 하계U대회 개최도시로 결정됨에 따라 광주시는 유치위원회를 대회조직위원회로 전환한다. 지구촌 젊은이들의 축제라는 대회 위상에 걸맞은 인물을 조직위원장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대회 성공 개최를 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도 필요하다. 김대기 차관은 "특별법 제정은 이미 유치과정에서 명시적으로 밝힌 사항"이라며 "특별법 제정에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는 2003년 대회 개최 때 정부 지원법을 통해 국가 지원을 받았고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2011년 세계육상경기대회도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원체계를 갖췄다.
지역 16개 대학의 각종 경기 시설이 풍부하지만 현지실사 과정에서 FISU측이 지적한 것처럼 국제 규격에 맞는 시설 보완이 필수적이다. 접근성 문제는 인천공항에서 광주공항까지 전세기를 운항하고 무안국제공항, KTX 등 다각적인 교통수단을 확보해 해결할 방침이다. 대회가 열리는 2015년 이전에 서울~광주 호남고속철이 완공돼 이동시간이 1시간5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과 선수촌 등 1만 명 규모의 선수 임원진이 11일 동안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지원시설도 갖춰야 한다. 선수촌은 주경기장에서 5분 거리에 2400가구 규모의 종합주거단지를 건설해 선수촌으로 활용하고 대회 후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브뤼셀=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