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템포 쉬어 가려나 보죠.”
대표팀 수영 관계자는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태환은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 윌리엄 울릿 주니어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재닛 에번스 인비테이셔널대회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4분57초06으로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우사마 멜룰리(14분55초43·튀니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때 세운 한국 기록(14분55초03)에 근접한 기록을 세워 만족한다. 남은 기간 컨디션 조절을 잘하면 7월 로마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세계수영선수권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현재 몸 컨디션은 95%까지 올라와야 한다. 이번 대회 1500m 1위에 오른 멜룰리는 자신의 베이징 올림픽 우승 기록(14분40초84)보다 15초 가까이 늦었다. 박태환이 2위를 차지했지만 세계선수권 입상을 위해선 14분40초대 기록은 돼야 한다.
자유형 200m도 마찬가지. 박태환은 전날 1분47초43을 기록해 자신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운 최고 기록(1분44초85)에 2초 이상 차이가 났다. 자유형 400m에서도 3분52초54로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 기록(3분41초86)보다 10초 이상 늦었다. 세계 톱 선수와 경쟁하기에는 버거운 기록 행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