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LIG “실미도 지옥훈련 신고합니다”

  • 입력 2009년 5월 26일 08시 56분


총 21명 해병대 IBS 캠프 입소

섭씨 30℃, 내리쬐는 뙤약볕에 금세 숨이 차고 굵은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진다. 찝찌름한 내음이 풍기는 백사장 곳곳에서 들려오는 신음 소리. 25일 실미도에 있는 해병대 IBS 캠프에 입소한 남자 배구단 LIG 손해보험의 훈련 첫 날 풍경이다.

17승18패, 전체 4위. 지난 시즌 V리그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LIG손보.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고 늘 아쉬워했던 박기원 감독의 제안으로 4박5일간의 해병대 훈련 입소가 결정됐다. 김장현 사무국장은 “우리가 타 팀에 비해 부족한 것은 없다. 다만, 한 세트 20점을 넘긴 뒤 마무리가 개운치 않았던 게 답답했다”고 입소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훈련에는 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제외된 3명(이경수, 김요한, 하현용)을 뺀 모든 선수들이 참여했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까지 총원 21명.

이곳을 택한 이유도 따로 있었다. IBS 캠프는 스포츠 구단과 인연이 깊다. 여자농구 신한은행, 남자배구 현대캐피탈·대한항공, 여자배구 흥국생명·GS칼텍스가 다녀갔다. 우연인지 이곳을 거친 팀들은 정규리그부터 컵 대회 등 각종 대회를 제패했다.

훈련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20kg 모래주머니가 담긴 군장을 메고 뛰는 무장구보, 한계돌파, IBS 해상침투 등 강도가 높은 일명 ‘지옥 훈련’이 실시된다. 한 번 받으면 ‘피 나고 알이 배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PT 체조는 기본. 이날은 첫 훈련이란 점을 감안, 기본 제식과 PT 체조가 주 내용이었지만 몇 차례 ‘뺑뺑이’ 달리기를 하고나니 온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장성일(41) 책임교관은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LIG 배구단이 새 도전을 즐기고,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실미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ㅣ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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