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고지훈련 이젠 국내서?

  • 입력 2009년 5월 28일 02시 59분


강원 고성군 향로봉 일대에서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강원대
강원 고성군 향로봉 일대에서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강원대
고성군 향로봉 훈련장 추진

마라톤 선수들이 비싼 경비를 들이며 해외로 고지 훈련을 떠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 고성군과 강원대, 강원도청, 한국전력 마라톤 팀은 7일부터 3주간 고성군 향로봉 정상에서 훈련하며 고지대 훈련장 타당성 조사를 벌여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기압이 낮고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서 훈련하면 체내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 진부령 알프스스키장 옆 향로봉 정상은 해발 1300m. 고지 훈련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1800m 고지보다는 낮다. 하지만 최선근 강원도청 감독에 따르면 남녀 11명의 선수를 훈련시키며 두 차례 혈액 검사를 한 결과 헤모글로빈 수치가 10% 이상 상승했다. 윤선숙(강원도청)은 “향로봉에서 훈련하면 호흡하기 힘들어 평지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수남 강원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스포츠공학)는 “아직 학술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낮은 지역에서도 고원 환경의 분위기, 온도, 습도, 기압 등 변수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향로봉은 한국형 고지 훈련의 효과를 보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고 말했다.

향로봉 정상은 평지보다 섭씨 10도 낮고 습도가 20∼30%밖에 안 돼 여름철 훈련에 적합하다. 정상에는 12km의 흙길이 조성돼 있어 장거리 훈련도 가능하다. 최 감독은 “스피드와 인터벌 훈련을 할 수 있는 400m 트랙만 갖추면 마라톤 훈련 코스로는 최적이다”라고 말했다. 고성군은 타당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지 훈련장 조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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