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새 역사 쓰다 ’… CL 결승전 출전 亞선수 최초

  • 입력 2009년 5월 28일 04시 08분


‘꿈(★)은 이루어진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을 통해 아시아축구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던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소망이 ‘꿈의 무대 ’에서 실현됐다.

박지성은 28일(한국시간) 새벽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 명문 바로셀로나와의 2008-2009 시즌 대회 결승전에 당당히 선발 출전,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담당했다.

이날 기념비적인 출전으로 박지성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은 최초의 아시아 선수로 탄생했다.

또 박지성은 지난 시즌 소속팀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이끌고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펼쳐졌던 첼시와의 결승전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던 아픔도 깨끗이 씻어냈다.

박지성의 출전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박지성은 결전을 하루 앞두고 가졌던 공식 훈련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카를로스 테베즈, 폴 스콜스 등 선발 출격이 확실시 되던 주전급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 역시 결전지인 로마에 입성하기 전부터 꾸준히 박지성의 출전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고,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시즌 (박지성은 결승에서) 몹시 실망했지만, 이날 출전 명단에는 포함될 것 ”이라고 재차 출전을 약속했다.

또 퍼거슨은 “박지성이 경기에서 주는 임팩트는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며 “박지성은 공이 필요 없는 선수다. 공간에 대한 이해와 움직임이 뛰어나다 ”고 칭찬일색이었다.

오히려 이번 결승전은 박지성의 출전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선발이냐 교체냐 ’가 화두였을 정도.

게다가 올 시즌부터 퍼거슨은 그 동안 라이언 긱스의 뒤를 받쳐오던 박지성의 팀 내 위치를 백업 멤버에서 주전 멤버로 격상시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경기 등에 중용해왔다. 골 결정력 문제로 제외시켜야만 했던 큰 경기에도 과감하게 출전 기회를 부여했으며, 시즌 막판 살인적인 일정소화로 체력이 떨어져 경기력까지 저하됐던 상황에서도 각별한 사랑으로 박지성의 부활을 기다렸다.

퍼거슨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박지성은 지난 6일 아스날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당당히 실력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경험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로 거듭났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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