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김일융 통신원에게 물어봤다. 야쿠르트 임창용사진)이 방어율 0으로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를 질주하고 있고, 시속 160km 광속구까지 뿌리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김 통신원은 다소 의외인 곳에서 이유를 찾았다. ‘동기부여가 잘 돼서’란 요지의 대답이 돌아왔다. “임창용과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란 얘기를 했다.” 다시 말해 임창용의 거듭된 ‘초인투’엔 시위용 메시지도 담겨져 있다.
임창용은 ‘3년간 최대 500만 달러’ 조건으로 야쿠르트에 입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을 다 이행한다고 치더라도 2010시즌을 마치면 자유의 몸이다. 임창용(33)의 나이를 감안하면 도전이 불가능은 아닌 셈.
여기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트렌드는 일본 프로야구 출신 프리미엄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센트럴리그 FA는 ML행이 더욱 구체적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요미우리의 우에하라(볼티모어)와 주니치의 가와카미(애틀랜타)가 나란히 미국으로 건너갔다. 투수난에 봉착한 메이저리그는 이제 불펜요원도 호시탐탐 눈독을 들이는데 사이토, 야부타, 오카지마, 고바야시 등이 대표적 케이스다.
임창용의 발언에 대해 김 통신원은 “결국은 돈이 관건”이라고 했다. 임창용의 발언은 야쿠르트와의 잔류 협상에서 이니셔티브를 얻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가능한 것이다.
2009년 야쿠르트의 팀 페이롤은 22억 엔 정도. 센트럴리그에서 히로시마 다음으로 저예산이다. 요코하마나 퍼시픽리그의 라쿠텐 수준이다. 공표된 임창용의 연봉(옵션 제외)은 5500만 엔. 그럼에도 팀 내 서열 9위다. 1위인 아오키와 미야모토의 연봉도 2억 2000만 엔으로 전체 21위다. 1억 엔 이상 연봉자 숫자도 4명이 전부. 임창용은 심지어 일본 진출 첫 시즌인 팀동료 이혜천(7500만 엔)보다도 싼 연봉을 받고 있다.
야쿠르트 다카다 감독은 연초 ‘슈칸베이스볼’과 인터뷰에서 “임창용의 활약은 예상 외”라고 평했다. 결국 지금까진 횡재에 가까웠지만 향후엔 제값을 치러야 임창용을 잡아둘 수 있다는 의미로 귀결된다. 메이저리그란 경쟁자를 염두에 둬야 하기에 그렇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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