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감독도 깜짝…‘4차원’ 정수성 홈스틸

  • 입력 2009년 5월 29일 08시 20분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평소 정수성을 보며 “참 착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정신세계가 참 독특한 친구”라고 소개하곤 한다. 플로리다 전지훈련 때 가지고간 용돈을 모두 모아 문신을 새기고 동료들이 쇼핑을 즐길 때 숙소에서 잠만 잔 일화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

그런 ‘4차원’ 정수성이 또 한번 ‘사고’를 쳤다. 27일 잠실 두산전,역전 결승점을 올린 단독 홈스틸. 팀 승리를 이끈 만점 활약이었다.

28일 김시진 감독은 정수성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얼마나 놀랐는지 말도 마라”고 말했다. 시간을 돌려 27일 그 순간. 5회 2사, 3루에 서있던 정수성은 몇 차례나 고개를 돌려 덕아웃을 쳐다봤다. 히어로즈 선수들은 ‘왜 자꾸 이쪽을 보는 거야?’라며 의아해했고 코치들은 “왜 여기 보는 거야?”라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4번 타자 브룸바의 타석. 아무도 정수성이 홈스틸을 시도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브룸바 타격을 집중해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위아래로 계속 끄덕였는데 그 순간 수성이가 뛰기 시작했다. “쟤, 왜 뛰는 거야? 말하는 순간 세이프가 됐다.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역시 정수성이 잘 뛴다. 그린라이트를 준 게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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