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체전 서울대표 12세 백승호 드리블-패스-골 결정력 탁월 “협회 차원서 특별관리해야” ‘100년에 한 번 나올 만한 축구 신동.’ 이제 갓 12세인 소년에게 이런 칭호가 붙을 수 있을까.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의 원조격인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서울 대동초교(영등포구 대림동) 6학년 백승호에 대해 “이제껏 봐 온 선수 중 최고”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들으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박지성이 갖추지 못한 모든 것을 갖췄다”는 게 이 부회장의 평가. 스피드와 파워, 드리블, 골 결정력, 지구력…. 1일 전남 광양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3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축구 남자 초등부 준결승전. 서울 대표로 출전한 백승호는 경기 대표인 신곡초교(의정부)와의 경기에서 차분한 볼 컨트롤과 안정된 패스워크를 선보였다. 다른 선수들은 볼을 잡아 걷어내기에 바빴지만 백승호는 볼을 컨트롤해 수비가 없는 쪽으로 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동작이 수준급이었다. 팀의 전체적인 난조로 0-1로 져 동메달에 그쳤지만 백승호의 플레이는 모든 이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김영균 유소년연맹 부회장도 “현재 초등부 랭킹 1위로 모든 중학교의 스카우트 대상이다. 어린 나이에 축구하는 법을 아는 데다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다. 무엇보다 근성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만능 플레이어. 지난달 30일 열린 제주 선발과의 16강전에선 0-1로 뒤지던 후반 막판 동점골을 잡아냈다. 이어 열린 승부차기에서는 골키퍼 대신 골문을 지켜 선방 끝에 5-4 승리를 주도했다. 백승호는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 6세 때 ‘선수들이 드리블하는 모습에 반해’ 축구에 입문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로빈 판 페르시 같은 파워 넘치는 공격수가 되는 게 꿈이다. 협회 기술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백승호는 협회 차원에서 특별 관리해야 한다. 각계 전문가와 협의해 한국을 빛낼 선수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백승호의 아버지 백일영 연세대 체육과 교수(50)는 “프랑스 축구기술학교 클레르퐁텐에는 일본 유망주도 훈련하고 있다. 가능하면 그곳으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광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