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위에 바르사’ 비결은? 공격과 패스!

  • 입력 2009년 6월 2일 02시 59분


컴퓨터 게임 같은 환상적 기술로 ‘압박축구’ 무력화

“바르셀로나에는 그들의 방식이 있고, 우리에겐 우리의 방식이 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하루 앞둔 2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엔 기술적으로 완성된 팀이란 평가를 받는 FC 바르셀로나(바르사)도 결국 맨유 특유의 압박 축구에 무너질 것이란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리고 불과 하루 뒤. 바르사에 0-2로 완패한 퍼거슨 감독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최고의 팀이 승리했다. 그들의 볼 점유율은 환상적이었고, 공격 축구는 완벽했다.”

올 시즌 유럽 축구는 스페인 클럽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바르사의 한 해였다. 바르사 축구의 양대 키워드는 ‘공격’과 ‘패스’. 정규리그 38경기에서 105골을 뽑아낸 가공할 공격력은 상대팀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리오넬 메시, 사뮈엘 에토오, 티에리 앙리로 짜인 삼각편대는 리그에서 72골을 합작했다. 간결한 볼 터치와 빠른 패스를 바탕으로 한 패스 축구도 놀라웠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등 바르사 선수들은 어떤 압박 수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공격 축구는 팬들을 즐겁게 하고, 수비 축구는 감독을 즐겁게 한다’는 축구계 속설을 깬 것이 올 시즌 바르사”라며 “그들의 기술은 프리미어리그식 압박 축구가 대세라는 통념을 뒤엎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게임을 보는 듯 환상적인 바르사 축구는 미래도 밝다. 우선 주축 선수 대부분이 20대로 젊다. 바르사 유소년 클럽은 지금도 ‘제2의 메시’를 키워내고 있다. 첫 시즌 만에 놀라운 업적을 달성한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력도 더욱 물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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