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김인식 로이스터…‘꼴찌 감독’ 기적을 쏴라

  • 입력 2009년 6월 2일 08시 25분


프로야구가 초반레이스를 마치고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4월초에 시즌 오픈하는 프로야구에서 5월말의 성적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프로야구 27년 역사에서 그해 5월말까지 꼴찌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예는 한 번도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승률 최하위인 한화와 승차 최하위인 롯데는 희망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야구계 속담중의 하나인 ‘5월말 최하위인 팀의 프런트는 술 마시는 일 외에는 할일이 없다’가 두 팀에게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도 있다. 오죽하면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이 “야구가 하기 싫다”고 했을까.

특히 올해는 시즌 후, SK, 히어로즈, 두산을 제외하면 모든 팀 감독들의 계약이 만료된다. 정말 감독들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예년 같으면 이 시점에서 팀의 리빌딩이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운용하는 팀도 나오게 마련이지만, 올해는 모든 팀이 자원을 고갈해가면서까지 사활을 걸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최하위팀인 한화와 롯데가 선수기용과 같은, 팀 운영은 가장 합리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왠지 올해는 기존의 통계를 무시하고 뭔가 ‘기적’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다. 한화는 주전들의 줄 부상이 가장 큰 원인이고, 롯데는 응집력이 부족해 반전의 기회를 못 잡고 있지만, 두 팀 모두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프로야구 감독은 절대고독한 자리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들이 전략이나 전술이 부족하여 허우적거리는 것은 아니다. 야구는 감독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그저 감독이란 레너드 코페트의 말처럼 “가용자원의 최대치를 이끌어내는 것”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수도 있다. 5월말이 끝나면 전력이 약한 팀들은 ‘하이에나들’의 집중포화가 기다리고 있다. 적자생존에서 당연한 이치다. 그럼에도 예년과 달리, 올 시즌 뭔가 새로운 변수가 도사리고 있음을 직감하는 것은 한화와 롯데의 팀 분위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 쉽게 허물어질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일부 중위권 팀의 감독들이 팀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 일부 팀들의 중간 계투진 혹사는 도를 넘고 있다. 아무리 올 시즌 이후 계약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도리가 아니다.

감독들의 전쟁에 팀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성적부진이 온전히 감독책임은 아니지 않는가. 누가 뭐래도 팀 전력이 성적을 좌우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끊임없이 논쟁해온 ‘감독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10%% 미만이다’는 명제를 증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한국프로야구는 미국과 다르니까. 그럼에도 감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과거보다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감독의 고독과 성적부담 그리고 올 시즌 이후의 거취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팀의 핵심선수를 혹사시킬 권한은 어떤 감독도 가지고 있지 않다. 철학을 가지고 ‘인간의 얼굴’을 가진 야구를 할 때 궁극적으로 감독본인의 야구생명도 길어진다. 올 시즌 감독들의 전쟁이 흥미진진하기도 하지만 안타깝기도 하다. 패자는 죽어야 하는 이 세계가….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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