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현재 트라이애슬론과 열애 중이다.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지난해 봄 함께 자전거를 타던 지인의 권유로 트라이애슬론을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무턱대고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해 4월 출전한 통영 BG 트라이애슬론 월드컵에서 2시간48분대 기록으로 완주했다. 첫 출전한 대회의 여자 기록으로는 놀랄 만한 성적이었다. 그 후 그는 거침이 없었다. 두 달 뒤 설악 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에서 2시간32분대에 골인했다.
그는 지난달 통영에서 열린 월드챔피언십대회까지 6번 트라이애슬론 올림픽 코스를 완주했다. 실패는 없었다. 그리고 올림픽 코스의 2배인 O2 코스로 치러지는 하이원 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에도 도전장을 냈다. O2 코스 도전은 처음이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오르막을 올라가는 게 재밌어요. 오르고 난 뒤 온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좋아요."
그의 자신감은 오랜 운동 경험에서 비롯됐다. 10년 넘게 운동을 거른 적이 없다. 2교대 근무로 야간 근무할 때는 밤샘 근무 후 10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다시 일하러 간 적도 많다. 주위 사람들은 "참 별 난 사람"이라고 했고 친한 사람들은 "미쳤다"고도 했다. 1남 8녀를 키운 노모(老母)는 막내 딸 걱정으로 자전거를 갖다 버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포기했다.
어려서부터 뛰어놀기를 좋아했던 딸, 그러나 운동 때문에 일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 결혼도 할 생각이다. 다만 신혼여행을 최고 권위의 트라이애슬론대회인 하와이 아이언맨 대회에 맞춰 가고 싶단다. 이 여자 이름은 문영선, 29세다.
한우신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