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소녀 이선애 여중부 100m 23년만에 최고기록

  • 입력 2009년 6월 5일 03시 00분


女100m 한국기록 경신 꿈이 익는다

정순옥 女멀리뛰기 한국新

척박한 한국 육상 단거리에 깜짝 유망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3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승. 이선애(15·대구 서남중)는 11초88로 1986년 최윤정의 여중부 최고기록(11초99)을 0.11초 앞당기며 2위에 올랐다. 이 기록은 국내 최고의 스프린터가 모두 참가한 대회에서 세운 것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 역대 랭킹 3위인 11초71을 뛴 김하나(24·안동시청)와는 0.17초 차밖에 나지 않았다.

이선애는 ‘바람을 몰고 다니는 소녀’로 불린다. 대구 대천초교 3학년 때 육상에 입문한 뒤 지난해 소년체전에서 11초77, 올해 대회에서 11초74로 최고기록을 경신했지만 모두 뒤바람이 초속 2m 이상 불어 기록이 인정되지 않은 탓이다. 전재봉 감독은 “순발력과 파워, 발놀림의 단거리 3박자를 갖췄고 근육도 좋다. 좀 더 노력하면 내년에는 15년 묵은 한국기록(11초49·1994년 이영숙) 경신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선애는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 때 결승에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남자 400m에서는 경북체고 3년 박봉고(18)가 46초57을 기록해 이준(47초96·충남대), 백승윤(48초26·한국체대)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박봉고는 고교 기록(46초45)에는 못 미쳤지만 15년 묵은 한국기록(45초37·1994년 손주일)을 넘을 기대주로 손꼽힌다. 대한육상연맹은 4월 춘계중고대회 200m에서 21초14로 고교 최고기록을 세운 박봉고를 대구 세계선수권 400m 허들에 출전시키는 게 목표다.

정순옥(26·안동시청)은 여자 멀리뛰기에서 6.76m의 한국신기록(종전 6.68m)을 세워 세계선수권 진출 A기록(6.72m)을 통과했다. 강나루(26·익산시청)는 여자 해머던지기에서 63.06m로 한국기록(61.50m)을 경신했다.

대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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