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500도루-1000득점

  • 입력 2009년 6월 6일 02시 56분


역대 최소경기 기록… KIA, 삼성 3-1로 꺾어

LG 페타지니 9회 역전 투런… 16호 홈런 선두

1루 주자가 뛰었다. 볼카운트 2-2에서 투수가 던진 공은 오른쪽 타자 바깥쪽으로 빠졌다. 포수는 아예 공을 던지지도 못했다. 헤드 슬라이딩을 하며 2루에 안착한 주자는 열광하는 관중들을 향해 베이스를 번쩍 뽑아 들어 올렸다. ‘바람의 아들’은 살아 있었다.

KIA 이종범(사진)이 역대 최소 경기(1439경기) 500도루와 1000득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이종범은 5일 삼성과의 광주 홈경기에서 0-0으로 맞선 6회 1사 후 안타로 출루한 뒤 다음 김상현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12경기 만의 시즌 6호 도루. 마운드에는 배영수, 홈 플레이트에는 진갑용이 있었다. 이종범은 이어진 1사 1, 2루에서 최희섭의 안타로 홈을 밟아 1000득점을 채웠다. 500도루는 역대 두 번째, 1000득점은 역대 네 번째 기록이다. 이전까지 최소 경기 500도루는 히어로즈 전준호의 1705경기, 최소 경기 1000득점은 삼성 양준혁의 1522경기였다. 1993년 해태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종범은 이듬해 역대 한 시즌 최다인 84개의 도루에 성공하는 등 네 번이나 도루왕에 올랐다.

2007년 1, 2군을 오르내리며 타율 0.174에 그친 뒤 구단으로부터 은퇴 권유까지 받았던 이종범은 최근 전성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최근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종범의 이 기간 타율은 0.448이다. KIA는 3-1로 이기고 삼성의 4연승을 막았다. 이종범은 “팬들의 성원 속에 기록을 달성해 뿌듯하다. 무엇보다 아내(정정민 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LG는 ‘4할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6-7로 뒤진 9회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린 데 힘입어 히어로즈를 8-7로 누르고 6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2회 선제 솔로 홈런을 때린 페타지니는 16개로 단독 선두가 됐다.

두산은 7-7로 맞선 연장 11회 무사만루에서 김동주의 내야 안타로 끝내기 결승점을 뽑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한화는 홈런 3방을 앞세워 SK를 4-3으로 꺾고 4연패 뒤 올 시즌 팀 최다인 4연승을 달렸다. 한화 선발 유원상은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3패 끝에 첫 승을 신고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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