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UAE에 2-0 완승…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6일 오후 두바이 알나스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에서 박주영이 첫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두바이=연합]☞ 사진 더 보기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아 최초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금자탑을 세웠다.

허정무호는 7일(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전반 9분 만에 터진 박주영의 선제골과 37분 기성용의 추가골을 앞세워 홈팀 UAE에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최종예선전 4승2무(승점 14)를 기록, 전날 북한-이란전이 무승부로 끝남에 따라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남은 두 경기에 상관없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쾌거를 이뤘다.

한국의 본선 진출은 지난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7회 연속이자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해 통산 여덟 번째다.

또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4회 연속 본선행에 성공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감히 넘어설 수 없는 아시아 최고 기록이다. 그야말로 한국은 아시아 축구의 진정한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한국은 UAE와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9승5무2패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다.

게다가 지난 2007년 12월 출범한 허정무호는 첫 경기였던 칠레와 평가전 패배 이후 22경기 연속 무패(11승11무) 행진을 이어갔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은 10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이란과 최종예선 7, 8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허 감독은 최전방 투톱에 이근호(주빌로 이와타)와 박주영(AS모나코)을 두고 좌우 측면 공격수에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FC서울)을 배치시켰다.

김정우(성남)와 기성용(FC서울)을 ‘더블 볼란테’ 로 선발 기용한 허 감독은 포백(4-back) 수비라인에는 이영표(도르트문트)-이정수(교토 퍼플상가)-조용형(제주)-오범석(사마라FC)으로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이운재(수원)에게 맡겼다.

경기 초반부터 위축된 UAE를 거세게 몰아붙이던 한국은 전반 9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활발한 측면 돌파를 선보이던 이청용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박주영이 가슴 볼트래핑 이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은 문전으로 뛰어들던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와 부딪혀 중심을 잃었지만, 끝까지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 귀중한 선취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강한 압박과 포스트 플레이로 기세를 올리던 한국은 전반 37분 상대 골키퍼의 어처구니없는 실책으로 행운의 추가골을 얻었다. UAE 수비수가 패스한 볼이 아웃되려고 하자 골키퍼가 골라인 앞에서 가까스로 살려냈지만, 바로 앞에 있던 기성용이 볼을 가로채 여유 있게 볼을 밀어 넣었다.

전반을 2-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초반 의외의 상황을 맞았다. 4분께 이청용의 깊은 태클로 파울이 선언된 상황에서 김정우가 볼을 차 내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전반에도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김정우는 결국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고 말았다.

수적 열세에 몰린 한국은 3분 뒤 이근호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조원희(위건)를 교체투입 해 수비를 강화시켰다. 또 한국은 투톱 체제에서 원톱으로 전환해 확실하게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비 후역습을 펼치던 한국은 후반 26분 좋은 득점찬스를 잡았다. 빠른 역습 상황에서 박지성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이청용에게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찔렀다. 이청용은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절호의 득점기회를 맞았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쉽게 쐐기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한 명이 모자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UAE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한국은 후반 37분 공격수 배기종(수원)을 교체 투입했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배기종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승부에 쐐기를 박겠다는 허 감독의 의중이었다.

수적 우위 속에서도 이렇다 할 득점찬스를 잡지 못하던 UAE는 후반 39분 히랄 사예드가 박지성에게 거친 태클로 하다 퇴장을 당해 추격의 의지마저 상실했다.

추가시간 모하메드 알셰히의 기습 슈팅을 이운재의 선방으로 넘긴 한국은 끝까지 2점차 리드를 지켜 통산 여덟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의 축배를 들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