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6일 송은범의 한화전 선발승으로 똑같이 8승(무패)을 거두고 있고, 방어율에서도 경합이지만 라이벌 의식보다 상대가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강했다.
김광현은 7일 한화전 선발을 준비하면서 “이제 SK 에이스는 은범이 형으로 해줘요”라고 부탁했다. 이에 송은범은 “나야 광현이 뒤만 따라다닌다는 생각이에요”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둘이 서로를 응원하는 데엔 속셈도 살짝 숨어있다.
이 코치가 시즌 전, ‘합숙소 하산’조건으로 “둘이 합쳐 40승, 아니면 각각 15승 이상”이란 미션을 공표했기 때문. 여기다 초반 둘이 기대 이상으로 잘 나가자 이 코치는 “18승 이상”이라고 무단으로 공약을 바꾸는 횡포(?)도 서슴지 않았다.
여기에 말솜씨 좋은 송은범은 “18승 할 것 같으면 20승으로 올릴지 모르니 각서라도 받아야겠다”라고 넉살을 부렸다. 합숙 관리를 받음에 따라 두 투수는 다른 데 한 눈 팔 틈이 없어 기량이 쑥쑥 늘고 있지만 나이, 얼굴, 몸매, 언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두 선수의 탈출욕망은 클 수밖에.
그 욕구를 참기 위해 둘이 선택한 대체재는 요즘 유행하는 가정용 게임기. 묘하게도 이 역시 김광현이 먼저 게임을 깨면, 송은범이 뒤따라가고 있단다. 마치 시즌 다승 페이스처럼.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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