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월드컵 본선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허정무호. 이제 대표팀의 시선은 보다 먼 곳을 향한다. 2002한일월드컵을 제외하고 타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거푸 예선 탈락의 고배를 든 한국축구. ‘외국인 사령탑’ 시대를 벗어난 첫 국내 사령탑인 허 감독의 어깨가 그래서 무겁다.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이 반드시 극복해야할 대상은 유럽축구. 허 감독은 UAE전 후 “유럽 세를 극복해야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역대 월드컵에서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아온 유럽이다. 86년 멕시코부터 2006년 독일까지 한국은 유럽 2개국과 한 조를 이뤘고, 성적도 좋지 못했다. 예선에서 승리한 기억은 2002년 만난 폴란드, 포르투갈이 전부. 독일 대회에선 프랑스와 1-1로 비겼지만 스위스에 패해 토고를 꺾고 사상 첫 원정 월드컵 승전고를 울리고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실전은 필수. 유럽 팀에 1승 이상을 올려야 남은 일정을 수월히 풀어갈 수 있기에 허 감독은 이미 축구협회에 ‘본선행이 확정될 경우’ 올해 11월 유럽에서 A매치 1-2회가 포함된 전지훈련을 하자는 뜻을 전했다.
그 무렵 유럽 지역 예선이 끝나기 때문에 좋은 팀을 선정하는데 수월하고, 유럽 팀을 국내로 불러들이기보다 현지에서 접촉하는 편이 원정 경험을 쌓기 좋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협회는 물론 K리그 팀들도 긍정적이다. 모 구단 단장은 “대승적으로 대표 차출의 용의는 언제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원정은 ▲체력 ▲투쟁심 ▲기술 등을 기르는 일환이기도 하다. 허 감독은 “체력이 강하고, 투쟁심을 가져야 한다. 항상 기술적으로 준비된 선수만이 유럽 팀을 상대할 수 있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월드컵 본선을 준비할 허정무호의 ‘유럽 정벌 프로젝트’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관련기사]박지성은 왜? 선배들 다 제치고 주장 완장 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