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은 없다. 하지만 아시아 맹주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월드컵 7회 본선 진출의 금자탑을 쌓은 한국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B조 7차전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전을 치른다.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 무조건 이긴다
한국은 최소 B조 2위를 확보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남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17일)과의 홈경기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매 경기가 중요하고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기성용(FC 서울)은 “편안하게 치를 수 있지만 자존심이 있다. 무패로 본선에 진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한국의 사우디아라비전 승부에 따라 44년 만의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길 경우 북한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만 기록하면 본선 진출이 유력하다.
○ “우리도 경기에 나가고 싶어요”
이날 이영표(도르트문트), 김정우(성남 일화), 오범석(사마라 FC)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허 감독은 “그동안 출전하지 못했던 뉴 페이스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고 밝혔다.
김창수(부산 아이파크)는 대표팀 단골 멤버이면서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 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김형일(포항 스틸러스)도 마찬가지. K리그 신인왕 1순위 유병수(인천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양동현, 이강진(이상 부산 아이파크)과 3년 3개월 만에 재발탁된 최태욱(전북 현대)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 주목된다.
○ 대표팀의 가장 큰 적은 ‘부상’
본선 진출 최대 고비였던 북한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던 김치우(FC 서울)는 8일 탈장증세로 대표팀에서 빠졌다. 다행히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이지만 내년 본선을 앞둔 상황에서 부상 선수가 나온다면 치명적이다.
본선까지는 1년이 남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과의 2연전에서 주요 선수가 부상을 당한다면 그동안 쌓아놓은 조직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본선 진출이 불투명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총력전을 벌일 게 분명하다. 부상을 피하는 것이 대표팀의 과제 중 하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