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빙상장. 스케이트 날이 얼음판을 가르는 소리와 선수들의 가쁜 숨소리로 가득했다.
쇼트트랙 여자대표팀은 이날 첫 훈련을 했다. 4월 대표선발전 이후 한 달 동안 스케이트를 타지 않았기 때문일까. 선수들의 발걸음은 무거워 보였다.
“첫 바퀴는 무효다. 다시!” 선수들의 굼뜬 모습을 지켜보던 박세우 코치의 목청이 높아졌다. 1시간 반 동안 빙판을 질주한 선수들은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최정원(19·고려대)은 “오랜만에 훈련을 해서 그런지 너무 힘들다”면서도 “며칠 지나면 익숙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첫 빙상 훈련인 만큼 장거리 경기를 위한 체력 훈련과 기본 동작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대표팀은 빙상장 밖에서 준비 훈련을 하느라 분주했다. 김기훈 코치는 “훈련 초기인 만큼 기본기와 릴레이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체력훈련에 이어 7월 전지훈련을 한 뒤 11월 두 차례 월드컵에 나선다.
대표팀은 빙상과 지상 훈련 외에 특별 훈련도 함께한다. 선수촌 뒤 불암산 달리기(헬기장까지 4.5km)와 요가. 불암산 달리기는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훈련이다. 쉼 없이 산을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 선수들과 함께하는 이 훈련에서 톱10의 대부분은 쇼트트랙 선수들 몫이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요가 훈련도 도입했다. 몸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쇼트트랙은 전통적인 올림픽 효자 종목이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매 대회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 대회는 쉽지 않다. 대표팀에 올림픽 유경험자가 이호석(23·고양시청) 한 명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호석은 “틈틈이 후배들에게 올림픽 경험담을 들려주곤 한다. 선수들 실력이 좋아 밴쿠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때 대표팀은 파벌 싸움으로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이는 옛 이야기일 뿐이다. 김 코치는 “팀원 서로가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잘하고 있다.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하나가 돼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의 시선은 벌써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시상대를 향해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