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취재진은 자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방편으로 해외파 보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과 사우디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이 열린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UAE를 제압하고,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한 허정무호와는 달리 사우디는 북한, 이란과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매 경기 중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터. 사우디는 6개 언론매체에서 9명이 방한했다. 카타르의 알 자지라TV를 합치면 중동 취재진은 13명이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패권을 내줬다고 여긴 사우디 TV 채널 MBC의 알 주비르 마지드(43) 기자는 중동 축구 부활을 위해 유럽 리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선진 축구를 접해야 한다. 한국이 강한 것은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등 여러 명의 해외파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인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뛴 박지성은 중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우디 스포츠지 엘 아티의 파이잘 호키(37) 기자도 “걸프만 국가들은 조금 폐쇄적이다. 축구가 인기 스포츠임은 분명하고, 유럽 축구가 내내 방영되지만 정작 자국 선수들을 외국으로 진출시키는 데는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에 내한한 26명의 사우디 선수들 중 해외파는 한 명도 없다. 호세 페세이루 감독을 포함해 4명의 코칭스태프가 포르투갈 출신이긴 해도 선수들의 해외 경험은 없다.
현지 최고 스타인 알 카타니도 사우디 리그 알 힐랄에서 뛴다. 이는 UAE도 마찬가지. 자신들을 같은 중동인이 아닌 페르시아 민족으로 여기며 오래 전부터 다에이, 바게리, 하세미안 등 많은 선수들을 독일, 스페인 등으로 내보내온 이란과는 크게 다르다. 국가는 폐쇄적이지만 축구는 예외였던 셈이다.
호키 기자는 “페세이루가 20대 초반 선수 2-3명을 포르투갈로 파견하는 것을 추진했으나 결정된 것은 없다. 월드컵 본선 여부에 따라 새로운 틀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뒤늦게나마 국수주의적 틀을 깨려는 사우디 축구의 변신이 자못 관심을 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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