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독수리는 날개가 없다. 한화의 ‘마지노선’ 류현진마저 무너졌다. 팀의 탈꼴찌와 4연패를 막지 못한 류현진은 ‘고독한 에이스’가 돼 버렸다.
바로 직전 LG전 완투승에 이어 10일 롯데전에서도 7.1이닝 11안타 4실점. 그러나 한화 동료들은 공수에 걸쳐 에이스를 돕진 못할망정 어깨에 짐을 지웠다. 4회 롯데 이대호에게 ‘발야구’를 허용할 정도로 어설픈 중계 플레이 연발은 첫 실점을 안겼다.
공격에서도 8안타를 치고도 득점지원 제로. 도저히 의욕을 갖고 던지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 버티던 류현진은 8회 한계를 드러냈다. 선두타자 김주찬의 2루타와 번트 뒤 조성환의 적시타, 그리고 이대호의 2점 홈런. 순식간에 4점차가 됐고, 더 이상 류현진이 마운드에 남아 있을 이유가 사라졌다. 88구 강판은 올 시즌 최소.
4삼진으로 시즌 탈삼진 70개를 돌파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지만 이대호에게 시즌 13호 홈런을 맞는 등, 올 시즌 최다 피안타(11개)를 기록했다.
류현진의 시즌 3패(7승) 여파는 작지 않을 듯하다. 한화 마운드는 선발-불펜 망라하고 붕괴 상태인데다 류현진마저 등판 간격이 긴 형편인지라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 ㅣ 김종원 기자 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