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감독 데뷔전서 7년무승 설욕 기쁨 두배
허재 감독이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전에서 죽의 장막을 걷어냈다.
허 감독이 이끈 남자 농구대표팀은 11일 일본 나고야 인근 고마키 파크아레나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 A조 첫 경기에서 중국을 70-62로 꺾었다. 한국이 중국을 꺾은 것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결승에서 이기고 5연패한 뒤 7년 만에 처음이다.
경기에 앞서 허 감독은 장신 선수가 즐비한 중국에 대해 “대나무 숲처럼 보인다”며 한숨을 지었다. 중국은 대부분 20대 초반 신예들로 꾸며진 1.5군 정도였지만 높이가 워낙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김주성(205cm)과 하승진(222cm)이 부상으로 빠져 골밑의 중량감은 떨어졌다.
이날 한국 베스트 5의 평균 신장은 193.4cm에 머물렀고 중국 선발 라인업은 202cm에 이를 만큼 신장의 차가 컸다. 하지만 귀화 혼혈 선수 김민수와 이동준(이상 200cm)은 4쿼터 초반 5반칙으로 물러날 때까지 중국의 수웨이, 장카이(이상 212cm), 조우펑(206cm) 등과 당당히 맞섰다.
주희정은 13점, 4어시스트를 올렸고 아르헨티나에서 건너온 형의 응원을 받은 김민수는 양 팀 최다인 17점을 터뜨렸다. 최근 입대한 육군 이병 양희종은 11득점. 한국은 집중력을 보이며 리바운드에서 46-39로 오히려 중국을 앞섰다. 허 감독은 “고비였던 첫 경기를 이겨 너무 기쁘다. 4강에서 껄끄러운 상대인 일본을 피하고 대만과 맞붙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13일 홍콩과 예선 2차전을 치르는데 여기서 이기면 조 1위로 4강에 오른다.
고마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