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4할타자 페타지니-김현수, 슬럼프 탈출 비법 제각각

  • 입력 2009년 6월 12일 08시 17분


페타지니-현상유지, 김현수-복습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시기에 숨을 골랐다. 타격 1·2위를 달리고 있는 LG 용병 페타지니(38)와 두산 김현수(21) 얘기다.

이들은 6일부터 10일까지 열린 4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페타지니는 14타수 1안타 2볼넷 3삼진, 김현수는 15타수 무안타에 볼넷 없이 삼진만 3개. 그 사이 둘은 4할 타율에서 미끄러졌고, LG와 두산도 나란히 3패씩을 안았다.

하지만 양 팀 감독은 “슬럼프가 없는 타자는 없다. 남들보다 빨리 탈출하는 게 관건일 뿐”이라며 느긋한 반응이다.

페타지니의 슬럼프 탈출 비법은 ‘현상유지’다. 늘 하던 대로, 평소와 다름없는 훈련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다.

김재박 LG 감독은 “컨디션이 안 좋을 때 ‘훈련을 걸러도 좋다’는 지침을 내리기도 하지만 본인이 꼭 정상 훈련을 소화한다”고 했다. 페타지니는 “야구가 항상 잘 될 수는 없다. 타석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열심히 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반면 김현수는 ‘복습’을 거듭하며 돌파구를 찾는다.

두산 김광림 타격코치는 “전날 안타를 못 치면 훈련 시작 전에 티배팅 장소로 나를 부른다. 그리고 전날 안 좋았던 부분을 지적받고 고치려고 애쓴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때보다 경기 직전의 스윙량을 늘린다. ‘가장 잘 맞는 타격폼’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다.

공교롭게도 둘은 11일 잠실 맞대결에서 함께 침묵을 깼다. 김현수가 1회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신고하자 페타지니는 2회 우중간 2루타로 화답했다.

두 ‘타격의 달인’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은 그렇게 새로운 막을 올렸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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