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구원투수 박찬호(36)는 “등판간격이 잦아지면 지난해와 같은 구위를 되찾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11일 시티필드에서 벌어진 라이벌 뉴욕 메츠전에 3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4-4 동점을 이룬 연장경기에서 2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두번째 승리를 신고했다. 지난 달 13일 LA 다저스전 선발승 이후 28일 만이다. 통산 119승.
롱맨 박찬호는 J C 로메로에 이어 9회 여섯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가 박찬호에게는 악몽같은 한 이닝 2만루홈런의 주인공 페르난도 타티스. 슬라이더로 유격수땅볼을 유도했다. 2사 후 연속안타를 허용했지만 루이스 카스티요를 투수앞 땅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실제 더 큰 위기는 10회말이었다. 강타자 카를로스 벨트란을 삼진으로 낚아 투아웃을 잡은 뒤 대타 페르난도 마르티네스에게 우전안타를 내줬다.
2사 1루, 볼카운트 1-1에서 데이빗 라이트는 박찬호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투아웃이라 자칫 끝내기가 될 뻔한 상황.
그러나 우익수 제이슨 워스가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연장 10회말 보따리를 쌀 뻔한 필리스는 곧바로 11회초 체이스 어틀리가 보비 파넬을 두들겨 우측스탠드에 꽂는 시즌 15호 홈런을 날리면서 박찬호 에게 승리투수의 요건을 만들어줬다.
1점을 앞서자 찰리 매뉴얼 감독은 아껴 두었던 라이언 매드슨을 투입, 5-4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매드슨은 마무리 브래드 릿지의 부상자명단 등재로 당분간 필리스의 뒷문을 맡는다.
LA|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