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경기 함께한 선수들 끈끈한 정 넘쳐
철인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트라이애슬론은 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회 결승점에서는 항상 가족과 동호인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2009 하이원 국제트라이애슬론 대회가 펼쳐진 강원 정선군. 14일 오후 하이원리조트에 마련된 결승점을 향해 한 무리의 가족이 뛰어왔다. 철인3종 동호회 선수인 김재완 씨(42)는 어린 아들딸과 손을 맞잡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 씨의 아내 김영희 씨(40)는 “처음엔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반대했는데 지금은 가장 열심히 응원한다”고 말했다. 남편이 운동을 하면서 건강이 좋아졌고, 아이들은 “아빠 경기에 응원하러 가자”고 조를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김 씨는 회사 동료의 권유로 트라이애슬론을 시작했다. 그는 몸무게가 88kg까지 나가던 비만 체형이었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뒤 2년 만에 20kg이 줄었다. 그는 “트라이애슬론으로 가정이 화목해졌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권하는 트라이애슬론 전도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이미 경기를 마친 이재범 씨(52)는 “이 놈이 잘 뛰고 있나”라는 말을 반복했다. 1시간쯤 지났을까. 굵은 빗방울을 맞으며 먼발치서 건장한 남자가 등장했다. 순간 가족들의 입에선 감탄사가 터졌다. 이 씨는 달려가 아들 수호 씨(27)를 뜨겁게 포옹했다. 21개월 된 아들을 안고 있던 아내 김경해 씨(24)도 따뜻한 미소로 남편을 맞았다.
이번 대회에 함께 참가한 이 씨 부자는 군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특전사 중사인 수호 씨는 아버지(육군 원사)가 오래 몸담았던 부대에서 복무하고 있다. 아들이 트라이애슬론을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다. 수호 씨는 “아버지 말이라면 원래 무조건 믿고 따랐다”고 말했다. 재범 씨는 “주말마다 산과 바다에서 함께하는 훈련이 삶의 기쁨이자 활력소”라며 웃었다.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는 유은혜 씨(45)는 “힘든 도전을 해서 그런지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족 등은 모두 한마음이 된다”고 말했다. 유 씨의 남편 이현호 씨(46)는 “트라이애슬론 경기에는 모두를 끈끈하게 묶는 힘이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트라이애슬론 대회가 지니는 인간미는 국적도 넘어선다. 이날 결승선에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 선수의 가족, 애인들도 많이 보였다. 엘리트 선수인 남자 친구가 들어오자 달려가 포옹한 뒤 뜨겁게 입을 맞춘 이라 벵겐로스 씨(27·독일)는 “기록에 상관없이 남자 친구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함께 응원해 준 한국 사람들이 너무 고맙고 가족 같다”며 고마워했다.
정선=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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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레저부=한우신 신진우 기자 △사진부=서영수 전문기자, 변영욱 김재명 기자 △스포츠동아=양형모 레저생활부 차장, 전영희 스포츠부 기자, 박화용 양회성 사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