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축구 대표팀 캡틴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은 자신감이 넘쳤다. 반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기술분석관으로 4강 신화를 이루며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었던 고트비 이란 감독(45)은 “1승이 절실하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강철 체력의 대명사 박지성에게도 한계는 있나 보다. 그는 14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내년 월드컵이 내게는 마지막 월드컵이다. 모든 걸 바쳐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이면 서른세 살인데 더 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때까지는 체력이 버텨 주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남아공 월드컵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현실적인 목표는 16강”이라며 “경기장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100% 해내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목표”라고 덧붙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는 박지성은 “2002년 대표팀은 가장 강했다. 어린 선수들과 선배들의 조화가 잘 이뤄졌는데 이번 대표팀도 그때와 닮아 있다. 남은 기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다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얘기했다.
○ 한국이 좀 도와 달라?
고트비 감독은 이날 오전 NFC에서 첫 훈련을 마친 뒤 “한국과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보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건 모든 이란인의 꿈”이라며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전력을 다해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 한국과 이란을 모두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며 은근히 이란을 도와주길 바라기도 했다.
이란은 승점 10점으로 한국(승점 15점), 북한, 사우디아라비아(이상 승점 11점)에 이어 B조 4위에 머물러 한국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조 3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란이 한국을 이기고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가 18일 비긴다면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도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