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팀에서 두 건의 ‘사이클링 히트’가 나올 뻔 했다. 히어로즈 이택근(29)과 강정호(22). 이들은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각각 4안타와 5안타를 몰아쳤다. 하지만 마지막 퍼즐 하나를 맞추지 못해 동반 실패하는 아쉬움을 맛봤다.
이택근은 3회 좌익선상 2루타-4회 볼넷-5회 좌월 솔로홈런-7회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하나 남은 건 가장 어렵다는 3루타. 8회 1사 1루에서 날린 그의 마지막 타구는 좌익선상에 뚝 떨어졌다. 하지만 명백한 2루타성이었다. 1루 주자 황재균이 홈을 밟는 사이 3루로 뛰어봤지만 결국 태그아웃. 이택근으로선 36연속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간 것이 위안이었다. 그는 “2루타성 타구가 나오면 무조건 3루로 뛰려고 했다. 그런데 (박)기혁이가 커트해 버리네”라며 웃어버렸다.
강정호도 생애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3회 우중간 3루타-4회 우중간 안타-6회 좌월 솔로홈런. 그리고 7회에는 다시 중전안타. 강정호 역시 잔뜩 기록을 의식한 채 9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우익수 가르시아 앞에 떨어지는 단타성 타구에 2루까지 내달리다 역시 태그아웃됐다. 이미 승부가 15-5로 크게 기운 상황이었기에 가능했던 오버런이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5안타를 기록한 그는 “남은 경기에서 더 잘 뛰어서 골든글러브에 도전하고 싶다”며 아쉬운 각오를 삼켰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