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유)은 1년 앞으로 다가온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 될 것 같다”며 최후의 월드컵 출전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도 뚜렷이 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프리미어리그 우승, 유럽축구연맹 챔스리그 우승 등을 경험한 그가 1년 후 월드컵 무대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울지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2010년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
박지성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이유는 체력 때문이다.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면 한국 나이로 30세가 되는 그는 34살이 되는 2014브라질월드컵에서는 자신의 체력이 버텨줄지 의문 부호를 달았다. 그의 주 포지션은 측면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심하다. 때문에 4년 뒤에는 지금처럼 ‘산소탱크’의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듯 했다. 이런 탓에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구신의 조화 2002년 못지않다
16강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밝힌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대표팀이 워낙 강하긴 했지만 비교하자면 선후배 조합이 7년 전 대표팀과 닮았다”고 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홍명보, 홍선홍 등 고참들과 박지성 등 막내 선수들까지 모두가 하나가 돼 4강 신화를 완성했다. 박지성의 말처럼 2010년 대표팀도 2002년처럼 신구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세대교체를 단행, 대표팀이 젊어졌다. 기성용, 이청용, 이근호 등 젊은 피들이 대거 가세, 이운재와 이영표, 박지성 등 고참들과 팀워크를 잘 이루어 무패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책임졌다. 2002년 분위기를 잘 아는 박지성이 2010년 월드컵 16강 진출에 희망을 갖는 가장 큰 이유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쉬겠다
박지성은 17일 이란과의 최종전에 대한 필승의 각오를 전했다. 박지성은 “월드컵 예선전이라기보다 평가전의 의미가 강한 경기지만 과정을 중시하고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한 경기까지 잘 치르고 푹 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이란에 아픔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을 전했다.
2월 이란 원정에서 “한국에 이란 원정은 지옥이 될 것”이라고 했던 이란 네쿠남의 발언을 머리에 떠올린 박지성은 “이란은 우리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천당행(본선 진출)과 지옥행(지역예선 탈락)이 갈린다. 이란의 천국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파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 ㅣ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관련기사]박지성 "남아공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 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