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희(위건)의 화려한 입심이 유독 관심을 모았다. 허정무호의 단체 인터뷰가 진행된 14일 파주NFC. 이날 조원희는 ‘만담꾼’ 뺨치는 언변으로 취재진의 관심을 받았다.
17일 열릴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상대인 이란과 단체 인터뷰는 조원희에게 ‘아픔’과 ‘기쁨’이란 두 가지 추억이 공존했다. 2006독일월드컵 사령탑에 오른 아드보카트 전 감독은 2005년 10월12일 이란과 평가전을 앞두고 대표팀을 소집했던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이번과 같은 형태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조원희는 단 한 개의 질문도 받지 못한 채 주변만 멀뚱멀뚱 둘러봐야 했다. 아드보카트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자 분들, 미스터(Mr) 조에게 한 마디 질문하라”고 농담 섞인 위로를 건넸을 정도인데, 상황은 며칠 새 180도 바뀌었다. 이란 평가전에서 A매치 깜짝 데뷔해 59초 만에 오른발 결승골을 터뜨렸기 때문. 늘 쓸쓸히 지나쳐온 인터뷰 룸은 물론, 믹스트존에서도 자신의 멘트를 들으려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어 깜짝 놀랐다는 게 조원희의 회상.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데뷔 골을 넣은 다음 날, 한 케이블 방송에서 단체 인터뷰에서 멋쩍어하던 조원희의 모습과 이란전을 마친 뒤 의기양양한 태도로 기자들을 상대한 장면을 편집해 ‘이런 선수가, 저렇게 됐다’고 내보낸 것이다. 조원희는 “그 때를 생각하면 내 위상이 높아지긴 높아진 듯 하다”고 활짝 웃었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ㅣ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관련기사]남북 동반진출 ‘○-X-△’…그라운드 정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