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아시안컵 우승 후 대표팀 은퇴”

  • 입력 2009년 6월 16일 08시 36분


2014년 브라질대회땐 체력부담 월드컵 16강·FA컵 우승이 목표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아시안컵 정복의 욕심을 드러냈다.

박지성은 15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 기념식수 행사에 참여한 뒤 “개인적으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때까지 대표팀에 포함됐으면 좋겠다. 한국이 오랜 기간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우승을 꼭 해 보고 (대표팀을)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남아공월드컵이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이 말한 이유에 대해 “2014브라질월드컵 때는 더 좋은 기량을 가진 후배들이 나와서 내 자리를 채울 것이고, 또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때가 되면 체력적으로 부담이 생기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2002년, 2006년 월드컵 2회 연속 진출, 월드컵 두 대회 연속 골을 기록 중이고, 특히 2002년에는 4강 신화라는 찬란한 업적을 맛봤지만 정작 아시아 무대에서는 이렇다할 타이틀이 없다.

허정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에서는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해 동메달에 그쳤고, 2004년 중국 대회에서는 8강에서 이란에 3-4로 졌다. 2007년엔 부상으로 아예 출전하지 못했고 한국은 3위에 그쳤다.

박지성이 내년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달성하고 2011년 아시안컵까지 품는다면 대표팀 경력에 ‘화룡점정’을 하게 되는 셈이다.

박지성의 우승 욕심은 대표팀 뿐 아니라 클럽에서도 잘 드러난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리그, 칼링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했지만 가장 권위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FA컵에서는 정상에 서 보지 못했다. 지난 시즌 “개인적으로 FA컵이 욕심 난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왔지만 맨유가 4강에서 탈락해 결국 다음 시즌으로 미뤄야 했다. 박지성의 남은 목표는 ▲월드컵 원정 16강 ▲아시안컵 우승 ▲FA컵 우승쯤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한편, 박지성은 17일 이란전에 대해 “선수들이 긴장이 풀어졌다는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편안하게 경기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나서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란전이 아닌 내년 본선을 대비해 우리가 어떤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선수들 모두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파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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