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최후의 생존자는…

  • 입력 2009년 6월 16일 20시 49분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2007년 12월 축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허정무 감독은 치열한 주전 경쟁으로 전력을 극대화했다. 허 감독이 치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경기는 17일 열리는 이란과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고 13경기.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전까지 허정무 호에 승선한 선수는 총 66명. 이 가운데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선수만 22명에 이른다. 한 경기만 잠시 뛰고 태극마크를 뗀 선수도 14명이나 됐다.

허 감독은 취임할 때부터 공정한 주전 경쟁을 약속했다. 이름값보다 실력을 우선시하겠다는 것. 결국 대표팀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새 얼굴들이 대거 발탁됐다.

이 때문에 계속해서 대표팀에 든 선수는 일부에 불과했다. 월드컵 예선 13경기 가운데 7경기 이상을 뛴 선수는 12명뿐이다. 박주영(AS 모나코)은 11경기를 뛰어 66명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부상 때문에 눈물을 삼킨 경우도 있다. 한때 '허정무의 황태자'로 불렸던 곽태휘(전남 드래곤즈)는 무릎 부상으로 2경기만 뛴 채 중도 하차했다. 젊은 피에게 밀려 주전 경쟁에서 탈락한 선수도 있다. 3차 예선 때 주전으로 활약한 설기현(알힐랄), 김남일(비셀 고베)은 기성용, 이청용(이상 FC 서울)에 밀려 더 이상 보기 힘들어졌다.

허 감독은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2010년 본선 베스트 11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누가 주전으로 뛸 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내년 6월 11일 개막하는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직전까지 주전 경쟁을 시켜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태극전사들의 생존 경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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