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삼성전. 0-0으로 팽팽하게 진행되던 5회초 롯데 선두타자 김주찬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이승화의 투수 앞 희생번트로 1사 2루. 여기서 3번타자인 좌타자 박정준은 삼성 2번째 투수인 좌완 권혁을 상대로 좌측으로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다.
만약 이 타구가 좌익선상으로 빠졌으면 거뜬히 1점이 나는 상황. 이때 삼성 3루수 조동찬은 사력을 다해 점프를 한 뒤 글러브로 타구를 걷어냈다. 그런데 묘하게 글러브 끝에 공이 걸렸다.
글러브 밖으로 반쯤 하얀 공이 보일 정도. 기막힌 호수비였지만 삼성으로서는 행운, 롯데로서는 불운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야구용어 중에는 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하는 흥미로운 표현이 많다. 이날의 조동찬의 캐치를 두고 메이저리그에서는 ‘콘 캐치(Cone Catch)’라고 일컫는다. 원뿔 모양의 아이스크림 콘에 빗대 표현한 것. 또 ‘바스켓 캐치(Basket Catch)’라는 야구용어도 있다. 마치 바구니에 공을 주워담는 듯하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야수가 머리 위로 넘어가는 플라이 타구에 대해 뒤로 돌아보지도 않은 채 달려가면서 글러브를 낀 팔을 쭉 뻗어 공을 잡아낼 때 ‘바스켓 캐치’라고 표현한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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