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조정훈(24·사진)의 포크볼에 관한 몇몇 사실들.
조정훈은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탈삼진 10개를 추가, 이 부문 전체 1위(81삼진)로 떠올랐다. SK 고효준과 공동 1위. 그런데 조정훈은 정작 이 사실을 다음날 누가 알려줘서야 알았다고. “그날엔 1회부터 6실점을 해버려 삼진 셀 겨를조차 없었다”고 돌이켰다. 대량실점 직후 “2회부터 교체” 통보를 받고 낙담하고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또 등판하라고 방침이 바뀌었다. 그때부터 마음을 독하게 먹고 던졌는데 로이스터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1회는 리틀야구, 2회 이후는 메이저리거의 피칭”이었다.
압권은 삼성의 간판타자 양준혁 상대로 삼진 3개를 뽑아낸 대목. 양준혁은 경기 직후 이효봉 엑스포츠 해설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조정훈이 저런 투수였냐?”고 감탄했다는 후문. 이 위원 역시 “한국에서 포크볼 구사론 삼성 크루세타와 조정훈이 최고다. 포크볼의 각도와 컨트롤까지 포함하면 조정훈이 현재 한국 최고”라고 극찬했다.
무척 겸손하지만 조정훈 자신도 “마음먹은 곳에만 들어가면 누구에게도 안 맞을 자신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극강 스터프’를 조정훈은 어떻게 연마한 걸까? “원래 프로 입단할 땐 직구에 커브밖에 없었다. 구종이 너무 단조로워 2년 전 2군에 있을 때 손민한 선배가 포크볼 던지는 사진을 우연히 보고 ‘괜찮겠다’ 싶어 그 그립을 그대로 따라하다가 익히게 됐다”고 들려줬다. 독학으로 배운 포크볼이 조정훈은 물론 한국 프로야구의 지형까지 바꿔나가고 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관련기사]차·포 뗀 롯데-KIA “서로 짠거 아냐?”
[관련기사]브룸바 40홈런 도전 원동력 토종 뺨치는 끈끈한 동료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