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최동수(38·사진)는 외모에서 풍기듯 사람 좋은 마음씨의 소유자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최동수는 19일 경기를 앞두고 잠실구장 복도를 지나가며 삼성 선수들과 마주쳤다. 최동수는 인사하는 선수 한명, 한명 이름을 불러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강봉규에게는 “얼굴만 봐서는 시골학교를 나온 줄 알았는데, 야구명문 경남고 출신이라는 걸 늦게 알아 미안하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때 박진만이 다가오자 “오∼, 만두!”라고 외치며 포옹했다. 박진만의 별명이 ‘만두’이기 때문. 박진만이 “형은 나이를 거꾸로 드시나봐. 왜 그렇게 잘해요?”라며 눈웃음을 치자 최동수는 “주초에 대전에 가서 다들 안타 펑펑 치는데 나 혼자 ‘구빵’(9타수 무안타) 쳤다. 3할1푼8리가 3연전 끝나고 3할2리로 떨어졌다”며 손사래를 쳤다.
박진만이 재차 “FA 계약 한 번 더 하겠어. 오래 선수생활 하세요. 형이 후배들에게 희망과 길을 제시해야죠”라고 하자 최동수는 “너무 띄우지 마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분위기가 무르익는 순간 박진만이 손을 잡고 한마디 던졌다. “근데, 결혼은 언제 해?” 노총각 최동수는 기분 좋아 벌어졌던 입을 갑자기 다물더니 줄행랑을 쳤다. 등 뒤에서 “형∼, 형∼” 부르는 박진만의 외침에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