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와 심판은 항상 긴장 속에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죠.”
최근 한국농구연맹(KBL) 심판 공채 시험에 합격한 박경진 씨(29·사진)의 경력은 특이하다. 2004년 학사 장교 43기로 임관해 지난해 대위로 예편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직업 군인 출신 심판은 그가 처음이다.
박 씨는 큰 키(190cm) 덕분에 학창 시절 농구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부산 동아대에 진학한 뒤 운동을 그만뒀다. 그러나 코트에 대한 미련은 버릴 수 없었다. 농구 심판에 도전하게 된 이유다. 서류, 이론, 실기, 체력, 면접에 이르는 힘든 심판 선발 과정을 고된 군대 경험을 떠올리며 버텼다. 경기 이천시 7군단 특공대에서 근무하던 그는 헬기에서 수도 없이 뛰어내렸다. 군단급 훈련에서는 전투 식량과 침낭만으로 2주 동안 혹한의 야전 생활을 견디기도 했다.
박 씨는 “심판의 역할이 크지만 경기 도중 튀어서는 안 될 것 같다”며 “이제 심판 신인으로 부드럽고 원활하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나씩 배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