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의 임오경, 스승 ‘벽’ 넘었다

  • 입력 2009년 6월 23일 08시 36분


다이소핸드볼 슈퍼리그 2차대회

“야, 미스(miss)를 했으면 소리 크게 내고, 손을 들어야지!”

임오경(38·서울시청·사진) 감독이 핏대를 세웠다. 실수는 누구나 있는 법. 하지만 “기 싸움에서 지고 들어가면 끝장”이라는 것이 임 감독의 지론. 창단 1년도 안된 서울시청의 생존전략이다.

잘못을 인정하면 동료들도 격려해 준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는 순간, 동료의 신뢰를 잃고 상대 공격도 더 거세진다. 슛 실수를 해도 “겁먹지 말고, 더 과감하게 실수하라”는 임 감독의 외침은 마침내 실업최강 벽산건설에도 균열을 냈다.

22일, 청주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2009다이소핸드볼 슈퍼리그코리아 2차대회. 서울시청은 벽산건설을 31-29로 제압했다. 이로써 임 감독은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자신을 지도한 임영철(49·벽산건설) 감독과의 사제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하는 감격을 맛봤다. 벽산건설은 20일 대구시청에 일격을 당하며 41연승 행진(효명건설 시절 포함)을 마감한 이후,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전반은 15-13, 서울시청의 리드. 하지만 후반 막판 25-24로 쫓겼고, 설상가상 2분간 퇴장까지 당하며 서울시청은 수적열세에 놓였다. 그 간 약점으로 지적돼 온 뒷심부족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하지만 이 날만큼은 달랐다. 고비마다 강지혜(5점)의 득점이 터졌고, GK 용세라가 벽산건설의 슛을 ‘용케도’ 잘 막아냈다. 부상중인 김경미 대신 투입된 피봇 채송희(23)도 양 팀 최다인 10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한편, 부산시설관리공단은 대구시청을 29-28로 꺾었고, 남자부에서는 두산이 충남도청을 38-25로 이겼다.

청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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