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최효진 해트트릭 “새 영웅을 맞으라”

  • 입력 2009년 6월 25일 08시 39분


프로 데뷔 후 첫 해트트릭을 완성시킨 순간. ‘영일만의 작은 엔진’은 멋들어진 세리머니 대신 엄지를 치켜세운 채 환한 미소를 보이는 것으로 기쁨을 대신했다.

‘아시아판 별들의 전쟁’에서 가장 빛난 이는 포항 스틸러스의 공격형 미드필더 최효진(26)이었다.

지난 시즌 FA컵 챔피언 포항과 호주 A리그의 강호 뉴캐슬 제츠와의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치러진 24일 포항 스틸야드.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소화한 최효진은 무려 3골을 뽑아내며 새 영웅의 탄생을 알렸다.

데닐손의 선제 페널티킥 골로 1-0으로 리드한 상황.

최효진은 15분 하프라인에서 상대 수비수실책을 틈 타 볼을 인터셉트한 뒤 약 30m 가량을 드리블 돌파, 뉴캐슬 골키퍼 벤 케네디와 단독 찬스에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김재성의 추가골로 앞선 3-0에서 최효진은 후반 17분 데닐손의 패스를 받아 문전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고, 8분 뒤에는 김재성의 크로스를 수비수와 경합 과정에서 헤딩골로 연결했다.

아주대 시절까지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그였기에 작성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상대 중원을 교란하고, 돌파가 필요해 최효진을 측면이 아닌 (공격수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최효진은 동료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로 잘 알려져 있다. 경기 전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그의 귀에는 늘 MP3 이어폰이 꽂혀있다. 말수가 적어 소심한 듯해도 필드에 들어서면 펄펄 날아 ‘엔진’으로 불린다. 이번 경기에선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날 정도로 뛰고 또 뛰었다. 파리아스는 미안한 표정으로 “최효진이 특별히 잘 뛰었다. 벤치에서 너무 많이 소리를 질러서 그런가”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부담감이 심해 오전까지 설사가 나와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는 최효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단순한 16강이 아니라, 제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개인적 사유일 수도, 팀적인 부분일수도…”라고 거취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뒤 “아시아 최고의 오른쪽 미드필더가 되겠다. 월드컵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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