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부작용 해소와 건전화를 목적으로 도입하려는 전자카드제도에 대해 경륜·경정 고객의 70% 이상이 개인의 기본권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카드제도가 실시되면 고객의 40%는 상대적으로 이용이 편리하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불법 게임산업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본부가 (주)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경륜·경정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본장 및 10개 지점에서 6월 10일부터 2주에 걸쳐 실시한 조사결과다.
전자카드제 반대이유로는 ‘개인의 기본권 침해행위(경륜36.1%, 경정 39.8%)’, ‘개인정보 유출 우려(29.6%, 31.0%)’, ‘이용이 번거로울 것 같아서(21.4%, 12.2%)’, ‘불법 사행산업 확산 우려(12.1%, 16.2%)’ 등으로 조사됐다. ‘전자카드 도입이 건전성을 높이고 레저오락산업으로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경륜 60.8%, 경정 64.4%의 고객이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전자카드 도입이 도박중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경륜 63.4%, 경정 62.4%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자카드 도입 시 향후 이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경륜 35.8%, 경정 34.8%의 고객이 ‘경륜 또는 경정을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
지난 2007년 비실명계좌투표·IC카드 도입 조사결과 ‘참여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경륜 36%, 경정 44%와 비슷한 수치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8년 실적을 기준으로 경륜 6553억원, 경정 2404억원 등 총 8957억원의 매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1612억원의 국세 및 지방세 수입 감소(매출액의 18%), 269억원에 이르는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공적기금 조성액 감소(매출액의 3% 기준)에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참여의향이 있는 고객들도 전자카드가 도입된다면 도입 전에 비해 경륜 29.9%, 경정 20.6%가 참여회수 및 금액이 도입 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응답했다. ‘참여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고객 중 경륜 44.1%, 경정 40.2%는 ‘전자카드가 필요 없는 인터넷 등 불법 도박 산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응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경륜·경정 고객의 40% 이상이 전자카드 이용을 회피하기 위해 불법 도박 산업에 참여하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2008년 기준으로 총 3891억원이 불법 도박 산업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도박 중독자 양산 및 사회적 부작용 확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사진제공|경주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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