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와타나베 사장이 조선일보 선우정 기자와의 대담에서 밝힌 ‘도요타 정신’은 SK ‘김성근 리더십’과 일맥상통의 이미지를 줍니다. ‘가이젠(改善)’으로 대표되는 현장주의, 자발적인 혁신…. 도요타 방식은 렉서스부터 하이브리드 차까지 지금 세상을 상징하고, 다음 세상을 리드합니다.
그런데 최근 도요타가 고전을 면치 못한다고 합니다. 왜? 설마 품질이 떨어져서? 최근 동아일보 기획 ‘한국형 비즈니스 모델에 답 있다’를 읽다가 단서를 찾은 느낌입니다. 왜 현대자동차만 승승장구하는지에 관해 어느 교수는 압축합니다. “(현대는)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개선했다.”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그 실적을 이루기 위해 감수했던 초인적 인내. SK야구의 ‘품질’은 공정부터 효율성까지 이미 대한민국 최고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어째서 이겨도 이겨도 안티는 줄지 않을까요?
성공을 추켜세우기보다 깎아내리려는 한국적 하향평준화 근성, 비주류의 성취에 대한 기득권 주류의 질시…. 옳고 그름은 차치합시다. 이런 얘기한다고 상황이 바뀌었나요?
#그동안 진단을 잘못했던 것 아닐까요? SK야구 자체가 아니라 SK야구를 서비스하는 지점에서 맹점이 있었던 것 아니었을까요?
야구계의 이노베이터인 SK 신영철 사장은 지난 2년 마케팅에서 기적 같은 성과를 냈습니다. 그러나 스포테인먼트는 마케팅 플랜에 집중된 -어떻게 홈 관중을 모으고,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 측면이 강했습니다. SK야구란 제품에 스토리와 이미지를 넣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소홀했었죠.
스포테인먼트 3기를 맞은 올해, SK프런트의 전략이 미세하게나마 바뀌는 듯합니다. 스킨십을 강화하려는 행보가 감지됩니다. 비근한 예로 새로 홍보팀에 부임한 류선규 파트장은 지난 6월초 첫 아이를 낳은 뒤 이틀 만에 부산에 내려가 SK-롯데전 ‘뒤치다꺼리’를 했지요.
누군가 “가수 비의 춤은 항상 옳다”고 했습니다. 신 사장의 실행력 역시 항상 옳기를 바랍니다. 마케팅을 넘어 CRM(평판 관리)로. SK가 강한 구단을 넘어 존경받는 구단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믿고 싶습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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