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악령을 떨쳐라.’
25일 경기도 포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09 한중일 국제초청역도대회. 남자 77kg급에 출전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재혁(24·강원도청)은 합계 361kg(인상161kg·용상200kg)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출전선수들의 수준이 낮아 순위는 무의미했다. 오히려 경기를 마친 사재혁은 분을 이기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사재혁은 용상206kg에 2차례 도전하며 한국기록(205kg) 경신을 노렸지만, 모두 실패했다. 5월29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기록평가회에서 용상211kg을 성공시키며 페레페체노프 올레그(러시아)가 2001년 작성한 세계기록(210kg)을 넘어섰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문제는 대회를 앞두고 당한 오른손목부상. 사재혁은 “페이스는 좋았는데 마무리 훈련을 잘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사재혁은 타고난 몸을 자랑한다. 체육과학연구원 문영진 박사는 “일반인과는 근육이 자라는 속도가 다르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훈련한 것은 불과 2개월 남짓. 하지만 그의 몸 상태는 이미 올림픽 직전수준까지 올라와 있었다.
유일한 적은 부상. 사재혁은 2001년 무릎수술을 시작으로 어깨, 오른손목 등 4번이나 몸에 칼을 댔다. 이번에 다친 오른손목도 사실은 고질적인 부상 부위. 올해 초에는 무릎 통증으로 고생을 하기도 했다. 역도대표팀 이형근 감독은 “수시로 몸 상태를 체크해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2-3일 정도 휴식을 준다”고 했다.
이번 대회 종료 후 사재혁은 1주일간의 휴가를 받는다. 평소 좋아하던 낚시를 하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를 계획. 사재혁은 “11월 고양세계선수권에서는 다시 한번 용상세계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포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