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SK 김성근 감독의 이상한 작전이 논란이 되고 있다. SK는 25일 KIA와의 광주 경기에서 이틀 연속 12회 연장 끝에 5-6으로 졌다.
5-5로 맞선 SK의 12회초 공격. 2사 후 7번 투수 정대현의 타석 때 같은 투수인 김광현이 대타로 나왔다. 여기까지만 해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남은 야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회말 수비 때 1루수에 투수 윤길현이, 구원투수에 3루수 최정이 기용됐다. 김 감독은 “윤길현에게 물어보니 아프다고 해 등판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등판할 수 있는 투수는 3명이 있었지만 김광현과 송은범은 선발, 이승호는 전날 3이닝을 던졌다.
최정은 나오자마자 3루타와 볼넷을 허용하면서 무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정말 희한한 장면은 그때 나왔다. 내야로 달려온 이만수 수석코치는 다음 상대가 왼손 타자인 김형철이었음에도 1, 2루 사이를 완전히 비워놓고 2, 3루 사이에 2루수 윤상균을 배치했다. 결국 포수가 공을 놓쳐 결승점을 내줬지만 타구를 1루 쪽으로 살짝만 굴렸어도 쉽게 질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포지션 자체를 바꾸려고 했던 것인데 이 코치가 잘못 알아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평소 ‘무승부=패배’ 제도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하게 얘기해 왔다. 비길 바에야 보란 듯이 져 주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을까. 아니면 정말로 이 코치와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던 것일까. 논란은 계속될 것 같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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